실업급여 3회 이상 반복수급 11만명 육박, 지급액만 6,000억원…제도 수술대 오르나

정책·법안 / 이정우 기자 / 2026-09-30 08:15:37
-동일 직장 '퇴사·재입사' 꼼수 수급자도 6.5만명
-김소희 의원, "감액안 도입 넘어 가입 요건 180일→12개월 상향 등 근본 대책 시급"
▲ 사진=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수급자격 신청 창구 [제공/연합뉴스]

 

실업급여(구직급여)를 최근 5년 새 3차례 이상 반복해서 받아간 수급자가 11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들어가기를 반복하며 실업급여를 타낸 얌체 수급자도 6만 5,000명에 달해, 매년 수천억 원의 고용보험 기금이 줄줄 새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수급 요건 강화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이내 실업급여를 3회 이상 수급한 '반복수급자'는 지난해 기준 11만 3,000명으로 집계됐다.

반복수급자는 2022년 10만 2,000명, 2023년 11만 명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도 7월까지만 벌써 7만 7,000명이 3회 이상 실업급여를 수령했다.

지난해 이들 반복수급자에게 지급된 실업급여 총액은 5,997억 5,400만 원으로 6,000억 원에 육박했으며, 1인당 평균 수급액은 약 530만 원이었다.

특히 5차례 이상 실업급여를 탄 인원도 2022년 1만 3,000명에서 지난해 1만 5,000명으로 늘었다.

이들이 받아간 금액만 610억 8,600만 원에 달했다.

혼자서 실업급여를 무려 7차례나 반복 수령한 사례도 확인됐다.

현행 고용보험법상 실업급여는 이직일 이전 18개월간 고용보험 가입 기간(피보험 단위기간)이 180일 이상이고, 비자발적으로 퇴사한 경우 횟수 제한 없이 받을 수 있다.

이러한 허점을 노려 특정 사업장에서 퇴사와 재입사를 반복하며 실업급여를 챙기는 꼼수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동일 사업장 퇴사·재입사 반복수급자는 2022년 5만 8,000명, 2023년 6만 6,000명, 2024년 6만 7,000명, 지난해 6만 5,000명으로 매년 6만 명대를 훌쩍 넘기고 있다.
 

▲ 실업급여 반복수급자 추이 [제공/연합뉴스]

실제로는 스스로 직장을 그만뒀으면서도 서류상 권고사직이나 계약만료 등 '비자발적 퇴사'로 위장해 실업급여를 타낸 부정수급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노동부 기획조사 결과, 2022년부터 올해까지 이 같은 방식의 '형식적 비자발적 퇴사' 수급자는 412명, 적발된 부정수급액은 31억 원이었다.

전체 실업급여 부정수급 적발 건수는 2022년 2만 3,869건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2만 5,105건을 기록했다.

적발 시에는 실업급여 지급이 제한되며 부정수급액의 최대 5배를 반환해야 한다.

또한 최대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노동부는 반복수급 문제에 대해 "단기 일자리 비중이 높은 우리 노동시장 구조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반복수급자는 60세 이상 고령층(36.5%)과 월 소득 300만 원 미만(65.1%)의 비중이 높고, 공공일자리 등 공공행정 분야(22.4%) 종사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반복수급액은 전체 실업급여 수급액 12조 4,000억 원의 4.9% 수준"이라며 구직자 재취업 촉진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정치권에서는 더 강력한 제동 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소희 의원은 "단순한 행정지침이나 모니터링만으로는 11만 명에 달하는 단기 입퇴사 악용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추진 중인 실업급여 감액안 도입뿐만 아니라, 현행 180일에 불과한 고용보험 가입 요건을 12개월로 상향하는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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