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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제공/연합뉴스] |
정부가 집값 안정을 목표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한 지 열흘째인 6일 서울 부동산 시장에선 거래 및 집값 상승폭 둔화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6억원 이상의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초유의 대출 규제 정책을 전격적으로 발표하고 다음날인 28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서울 지역 아파트의 4분의 3가량(74%)인 127만6천257가구(임대아파트 제외·부동산R114 집계)의 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됐다.
평균적으로 서울에서 아파트를 살 때 기존에는 10억2천만원의 대출이 가능했으나 이번 대책으로 4억2천만원이 줄게 됐다.
이른바 '영끌'이 사실상 막힌 것으로, 주택 매수 시 6개월 내 전입신고 의무도 생기면서 '갭투자'도 원천 차단됐다.
이러한 정책에 부동산 시장은 바로 반응했다.
특히 집값 상승 진원지로 지목된 강남권의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
최근 신고가 경신이 속출하며 뜨거웠던 서울 아파트 시장은 대출 문이 좁아지자 거래량은 물론 매수 문의도 줄어들며 빠른 속도로 관망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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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제공/연합뉴스] |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6월 다섯째주(6월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률은 0.40%로 전주(0.43%↑) 대비 소폭 줄었다.
특히 강남(0.84%→0.73%), 서초(0.77%→0.65%), 송파(0.88%→0.75%), 강동(0.74%→0.62%) 등 강남권은 물론 용산(0.74%→0.58%), 성동(0.99%→0.89%), 마포(0.98%→0.85%) 최근 집값 상승을 주도한 선호지역의 상승폭이 일제히 감소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랩장은 "수요는 대출 규제에 민감해 오늘 규제하면 내일 바로 수요가 준다"며 "이번 규제는 초강력이라 시장에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가격 상승세 둔화에 이어 거래량도 급감하는 조짐을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6·27 대책 전 일주일(6월 20~26일)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총 1천629건이었으나 이후 일주일(6월 27일~7월 3일)은 577건으로 3분의 1 수준이다.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 기간이 한달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후 숫자가 더 늘어날 여지가 있으나 매수 심리 위축에 따른 관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6·27 대책이 아직 시세에 반영되지는 않았으나 선행지수 격인 거래가 급격히 줄고 있어 다음주에는 정책적 효과가 나타나며 상승폭이 급격히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가 대책을 시사한 것도 부동산 가격 상승세 둔화 흐름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출 규제는 맛보기 정도에 불과하다"라면서 "부동산과 관련된 정책은 많다. 공급 확대책, 수요 억제책이 아직도 엄청나게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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