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공직 인선도 '입맛대로'...헌재의 탄핵심판 향방은?

사회 / 소태영 / 2016-12-20 14: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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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로 막강한 세를 과시해온 최순실


[데일리매거진=이재만 기자]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막강한 세를 과시해온 최순실(60·구속기소)씨가 사실상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확인헀다.


최씨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인사안이 발표되기 전에 미리 명단을 받아 일부 수정한 후 다시 박근혜 대통령 측에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앞선 검찰 수사를 통해 최씨 측에 초대 국무총리, 감사원장, 국가정보원장, 각 장관 등 인선안이 넘어간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번처럼 구체적으로 최씨 측이 손을 댄 명단이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앞서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최 씨가 박근혜 정부의 조각 인사안, 인선 발표전 가안 등을 받아봤고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 등이 광고감독인 차은택 씨를 통해 최 씨의 추천으로 임명된 것이 파악됐다.


특검팀은 최씨가 박 대통령에게 인사와 관련해 정부 고위 인사에 확실한 영향력을 끼쳤을 점에 주목하고 향후 정 전 비서관과 최씨 등을 소환해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정 전 비서관은 정부 고위 공직자들의 인사 계획안 파일을 최씨에게 보냈고 최씨는 이를 일부 수정해 정 전 비서관에게 다시 보낸 문서파일을 각각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서들은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최씨 자택을 압수수색할 당시 입수한 외장 하드디스크에 있던 것으로 특검팀에 관련 수사기록과 함께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이 대조해본 결과에 따르면 최씨가 보낸 수정안과 실제로 당시 발표된 인사 결과는 대부분 일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이러한 정황에 비춰볼 때 박 대통령이 최씨 측이 해당 자료를 받고 있음을 사후에라도 알았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정부 출범 이후 정 전 비서관이 미발표 인사안, 외교·경제·체육 정책 등과 관련된 공무상 비밀에 속하는 문건 47개를 최씨에게 넘긴 혐의와 관련해 정 전 비서관을 구속기소 했다.


연결선상으로 검찰은 박 대통령이 정 전 비서관에게 문건 유출을 지시한 것으로 판단하고 박 대통령도 공동정범으로 적시한 바 있다.


특검이 이번에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최 씨가 자신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주요 직위자를 추천하는 정도가 아니라 정부가 마련한 인사안을 수정까지 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기 때문에 국정 개입 사태의 진실 규명 파악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검은 정부 인사에 관한 최 씨의 위법 행위를 확인하고 더 나아가 해당 의혹이 사실일 경우 배후 수사도 염두에 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는 최 씨의 인사 개입에 관련해 '대통령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기를 기대한 주권자의 의사에 반해 국민주권주의와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했다'고 명시했다.


따라서 헌재가 증거 조사나 증인 신문 등을 통해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을 내놓을지 여부에 이목이 주목되고 있다.


탄핵 심판과 관련해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박 대통령은 혐의를 정면 부인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 측은 답변서에서 “연설문 이외 문건들은 피청구인(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최순실에게 전달된 것이 아니어서 구체적인 유출 경로를 알지 못한다”고 선을 긋는 발언을 했다.


또한 “국정 수행 과정에서 지인의 의견을 들어 일부 반영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회 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일”이라며 “역대 대통령도 같은 방식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 결과 발표에서 최씨의 인사상 영향력 행사가 명명백백 밝혀질 경우 헌재의 탄핵심판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국회 탄핵 소추위원 측은 '민간인' 신분인 최씨가 국가 정책 및 고위 공직 인사에 광범위하게 관여한 것이 사실일 경우 이는 국민주권주의와 대의민주주의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을 했다.


향후 특검 수사 결과 발표 때 최씨의 인사 영향력에 관한 발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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