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선 출마 자격 '논란'…걸림돌 될까

국회·정당 / 김태일 / 2017-01-13 17: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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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김태일 기자]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이 지난 12일 귀국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반 전 총장의 귀국으로 본격적인 대선정국의 막이 올랐다는 시각이 팽배함과 더불어 반 전 총장에 대한 혹독한 검증의 서막이 열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 전 총장은 그동안 검증절차 중 하나인 인사청문회를 단 한 번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대선정국에서 그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자질과 능력을 갖췄는지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반 전 총장에 대한 검증은 이미 지난달 24일 <시사저널>이 보도한 ‘박연차 23만 달러 수수설’로 포문이 열렸고, 귀국 전날 동생 반기상 부자가 맨해튼 연방법원에 기소를 당하면서 본격화 됐다.

반기상 부자 기소

일각에서는 23만 달러 수수설이 일종의 ‘잽’이라면 반기상 부자의 기소는 대선을 완주하기도 전에 한 방에 KO 당할 수 있는 ‘라이트 어퍼컷’에 비유하기도 한다.

반기상 부자의 기소는 자칫 반 전 총장에게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반 전 총장의 동생 반기상 씨와 조카 반주현 씨는 지난 2014년 베트남 하노이에 건립된 경남기업 소유인 ‘랜드마크72’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카타르 관리에게 뇌물 50만달러(약6억원)를 건네려했던 혐의와 해외부패방지법 위반, 돈세탁, 온라인 금융사기, 신원도용 혐의 등으로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기소됐다.

반기상 부자는 이 과정에서 철저하게 경남기업을 속여가며 사기를 친 행각이 드러나기도 했다.

재미 언론인인 ‘안치용 시크릿오브코리아 편집인’에 따르면, 뉴욕 남부연방검찰은 지난달 15일 맨해튼 연방법원에 반기상 부자와 카타르 관리 대리인을 자처하며 반주현 씨를 속여 50만 달러를 뜯어낸 말콤 해리스, 반주현 씨의 사기 행각에 가담한 존우 등 4명에 대한 기소장을 제출한 뒤,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10일 반주현 씨와 존우를 체포했다고 한다.

반주현 씨의 변호인 줄리아 가토는 법원에서 ‘뉴욕대 겸임교수로 내정된 반주현 씨가 오는 21일(현지시간) 뉴욕대에서 부동산 자본 시장과 기업 금융에 대한 강의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보석을 신청했고, 반주현 씨는 25만 달러(약2억 95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뉴욕포스트 등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뉴욕대는 반주현 씨의 겸임교수 자격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동생 자진출두 설득할까?

카타르 관리 대리인을 자처하며 반주현 씨를 속인 말콤 해리스는 도주 중이서 뉴욕 검찰이 이를 뒤쫓고 있고, 반 전 총장의 동생 반기상 씨는 현재 한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귀국한 반 전 총장이 동생 반기상 씨를 설득해 뉴욕 검찰에 자진출두 시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동생 부자의 기소 사건은 시간을 끌면 끌수록 반 전 총장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반기상 씨가 계속해서 시간을 끌어 자진 출두를 하지 않을 경우 미국 사법당국의 반감을 사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유엔 개혁을 부르짖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트럼프 정부와 각을 세우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동생 부자의 기소가 자신의 대선가도에 초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반 전 총장이 동생 부자가 적법하게 미국 사법당국에 죗값을 치르도록 설득한다는 것이다.

콜리어스…유엔과 연결

또 다른 문제는 반기상 부자가 경남기업을 상대로 사기를 친 행각과 뇌물을 공여하려 한 과정에서 반 전 총장의 개입 여부다.

안치용 씨에 따르면, 반주현 씨가 경남기업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일 당시인 2014년 4월 반주현 씨는 콜리어스인터내셔널 임원으로 입사했다고 한다.

콜리어스인터내셔널은 세계적인 부동산 중개회사로 이 회사에 입사한 반주현 씨는 경남기업 랜드마크72 매각을 주도했다.그런데 콜리어스인터내셔널은 유엔 산하기관 사무실 임대 등을 전담하는 회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반주현 씨가 콜리어스인터내셔널에 입사한 배경에는 당시 유엔 사무총장 수장이었던 반 전 총장의 영향력이 작용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반기상 부자의 기소에 대해 ‘자신은 아는 바가 없다’던 반 전 총장의 주장과는 달리, 반기상 부자가 랜드마크72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경남기업을 상대로 벌인 사기행각에 반 전 총장도 일정부분 개입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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