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플로리다 고교 총격범 니콜라스 크루스 [제공/연합뉴스]
[데일리매거진=이재만 기자] 미국의 인터넷매체 버즈피드는 1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고등학교 총격범 니콜라스 크루스(19)의 위험 행동을 경고하는 제보가 잇따랐는 데도 크루스의 범행 가능성을 우려하는 결정적 제보가 학교 측에 접수됐지만 당국은 이에대해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FBI와 학교 관계기관들이 충격적인 이번 사건의 제보를 모두 묵살하거나 부실하게 대응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버즈피드 인터넷매체에 따르면 다나 크레이그(16)와 매슈 로사리오(16), 에네아 사바디니(17)는 해당 학교에 크루스의 이같은 위험성을 제보했었다.
크루스의 위험성을 제보했던 사바디니는 크루스의 옛 여자친구와 사귀게 됐고, 이로 인해 크루스로부터 위협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성을 제보했던 크레이그는 "우리는 크루스가 총기와 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사바디니와 크루스가 다투고 나서 학교에도 알렸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주(州) 아동가족보호국(DFS)은 2016년에 이미 크루즈를 조사하고도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바람에 범행을 미리 예방할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플로리다 지역 또다른 매체인 선센티널의 보도에 따르면 DFS와 지역 사법당국은 2016년 9월 당시 18세였던 크루스가 소셜미디어인 '스냅챗'에 자신의 팔을 칼로 베고 총을 구입하고 싶다고 말하는 영상을 올린 사실을 파악 보도하기도 했다.
DFS는 집으로 조사관을 보내 크루스와 면담했으나 "자신 또는 남을 해칠 위험이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기관은 당시 보고서에서 "크루스는 총을 살 계획이라고 언급했는데 무슨 이유로 총을 사려고 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만 언급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뿐만 아니라 학교와 주 당국도 범행을 막을 기회를 놓친 셈이다. 다수의 기관이 사전 제보를 놓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관계당국의 비난 여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에는 크루스의 범행 계획에 대한 제보 전화가 FBI에 접수된 바 있다.
발신자가 제보 전화로 크루스가 총기를 갖고 있고 살인을 계획하고 있으며, 불안한 내용의 게시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등 학교 총격 사건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지만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16일 성명을 통해 제보접수 사실을 확인하면서 "정보가 FBI 마이애미 지국에 전달돼 조사가 이뤄져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끔찍한 비극을 겪은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고통을 더 안겨드린 데 대해 깊은 유감을 전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시시피 주에 거주하는 한 유튜브 블로거는 지난해 9월 24일 '나는 전문적인 학교 슈터(총을 쏘는 사람)가 될 것'이라는 유튜브 메시지를 보고 이를 FBI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시지는 총격범과 같은 '니콜라스 크루스'라는 이름으로 게시됐다. FBI는 제보를 받고 '니콜라스 크루스'라는 인물을 조사했지만, 누구인지 밝혀내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번 사건의 범인을 조사했던 경찰 수사관들에게 범인 크루스는“악령의 지시를 들었다”는 기이한 진술을 내놨다고 ABC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크루스는 경찰 수사관들에게 “공격을 실행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머릿속으로 그런 음성을 들었다”고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스는 “그것은 악령의 목소리였다”고 말했다고 ABC방송이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 총격범은 정신적으로도 문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ABC방송은 “총격범은 친구 없이 주로 혼자만의 세계에서 10대 시절을 보냈고 총기에 집착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총격범은 지난 14일 오후 반자동 소총인 AR-15를 소지한 채 플로리다 주의고등학교에 들어가 1시간 넘게 교실 안팎을 오가며 총격을 가했다.
크루스의 이번 사건으로 지금까지 17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했다. 총격범은 총기를 난사한 뒤 학교를 빠져나갔다가 부근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이번 총기 참극으로 부상자 가운데는 중상자도 있어 사망자 숫자가 증가할 수도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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