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대문구청
[데일리매거진=고재열 기자] 서대문구청장을 6년째 맡고 있는 문석진(61) 구청장이 최근 관할지역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에 자신의 관용 차량을 불법주차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30일 뉴데일리 단독 보도에 따르면 문 구청장은 지난 26일 오후 2시경 서울 신촌 창천교회 주차 구역 내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에 관용 차량인 제네시스를 40여분 세워 둔 채로 교회 백주년기념관 맑은내홀에서 열린 '신촌 도시재생활성화 계획안 수립을 위한 공청회'에 참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을 제보한 A씨는 "지난 주말 친구를 만나기 위해 차를 몰고 약속 장소인 창천교회에 갔는데 주차 구역에 차 댈 곳이 없어 인근 유료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다시 교회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A씨는 "교회 주차장을 지나치다가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에 장애인 마크도 없는 고급 승용차가 떡하니 서 있는 것을 보게 됐다"며 "순간 이대로 넘어가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스마트폰 카메라로 차량 앞부분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A씨는 "때마침 지하 1층에서 정장을 입은 인파가 우르르 쏟아져 나왔는데 옆에 있던 교회 친구가 '가운데 키 큰 남자가 서대문구청장'이라고 알려줘, 이곳에서 구청이 관계된 무슨 행사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그런데 공교롭게도 행사장을 빠져 나온 문석진 구청장은 측근들과 함께 자신이 방금 전 촬영했던 '문제의 고급 세단'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고 밝혔다.
A씨는 "문석진 구청장이 너무도 당당하게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에 세워진 차량에 탑승하는 모습을 보고 망설임없이 신고 버튼을 눌렀다"며 "불법 주차 차량을 단속할 권한을 지닌 분이 정작 제 눈 앞에서 불법 주차를 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문석진 구청장님이 지난 주말 신촌에서 열린 공청회 행사에 참석했고, 당시 관용 차량을 장애인주차구역에 세워둔 사실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당시 인사말만 짧게 하고 나오시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주차 관리인'이 해당 차량을 잠시 그 자리에 세워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문 구청장의 불법 주차와 관련, A씨가 제기한 민원이 아직 처리되지 않은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선 "조속히 처리 여부를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지난해 7월 29일부터 공포·시행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개정 시행령에 따르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으로 진입·출입 접근로에 주차하는 행위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내와 진입·출입 접근로에 물건 등을 쌓아 주차를 방해하는 행위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선과 장애인전용표시 등을 지우거나 훼손하는 행위 등으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의 주차를 방해했다 적발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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