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13년의 소득 공백기'…재취업 내몰리는 '고령층'

경제일반 / 이재만 기자 / 2026-07-19 09:33:05
-주된 일자리 퇴직 52.9세인데, 희망 근로 연령은 73.4세
-정년퇴직은 10% 미만, 75%가 '비자발적 퇴출'
▲ 사진=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 [제공/연합뉴스]

 

국내 중·고령층이 평생 몸담은 주된 일자리에서 밀려나는 나이는 평균 52.9세에 불과하지만, 노후 생활비 마련을 위해 73세까지는 계속 일하기를 원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퇴직 후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약 13년의 '소득 공백기'가 발생하면서, 은퇴자 대다수가 쉴 틈 없이 재취업 전선으로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18일 국민연금연구원이 발표한 '퇴직 후 중·고령층의 재취업과 일자리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중·고령층이 생애 가장 오래 근무한 주된 일자리를 그만둔 평균 연령은 52.9세로 조사됐다.

반면 이들이 장래에 근로를 희망하는 연령은 평균 73.4세로 법정 정년(60세)을 훌쩍 넘겼다.

중·고령층이 계속 일을 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돈'이었다.

근로 희망자의 절반 이상인 54.4%가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라고 답했다.

일하는 즐거움(36.1%), 무료함 달래기(4.0%) 등이 뒤를 이었다. 

 

현행 연금소득만으로는 온전한 노후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팍팍한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문제는 일자리를 떠나는 과정조차 본인의 의지와 무관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주된 일자리 퇴직 사유를 보면 사업 부진 및 휴·폐업(28.7%)이 가장 많았고, 건강 악화(18.6%), 가족 돌봄(16.0%) 순이었다.

정상적인 '정년퇴직'은 9.8%에 불과했다.

권고사직과 정리해고 등을 포함해 전체의 75.1%가 비자발적으로 일터에서 밀려난 셈이다.

이처럼 이른 나이에 준비 없이 퇴직을 맞은 중·고령층은 빠르게 새 일자리를 찾고 있다.

보고서의 생존분석 결과, 퇴직자의 약 80%는 2년 안에 재취업에 성공하며 5년 이상 장기 미취업 상태로 남는 비율은 10% 수준에 그쳤다.
 

▲ 사진=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제공/연합뉴스]

 

특히 퇴직 후 2개월 시점과 12개월 시점에 재취업 확률이 가장 급증했다.

다만, 구직 기간이 1년을 넘어가면 생산성 저하라는 '낙인효과'가 발생해 미취업 상태를 벗어날 확률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노동시장 환경 변화로 과거(2009년 이전)에 비해서는 고령층의 재취업 소요 기간이 눈에 띄게 짧아졌다.

이는 고령 인력을 필요로 하는 수요 증가와 적극적인 구직 활동, 정부·지자체의 일자리 사업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연령대에 따라 재취업 일자리의 질은 뚜렷한 양극화를 보였다.

60대의 경우 정규직 비중과 사회보험 가입률이 늘고, 2009년~2023년 실질임금 증가율이 80%에 달하는 등 고용의 질이 긍정적으로 개선됐다.

반면 70대 초고령층은 계약직과 시간제 근로 비중이 급증하며 질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나이가 들며 근로 시간을 줄여가는 자연스러운 은퇴 과정으로 볼 여지도 있으나, 낮은 사회보험 가입률과 산업재해 위험을 개인이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불안정한 고용 구조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 사진=중·고령층(55-79)의 장래 근로에 대한 희망 [제공/국민연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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