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 홈플러스, 2,000억 수혈로 '기사회생'…영업 정상화·매각은 '산 넘어 산'

기업일반 / 정민수 기자 / 2026-07-18 09:40:35
-메리츠 2000억 DIP 지원 의결, MBK 김병주 회장 '개인 보증' 결단
-20일 법원 즉시항고로 회생 재개 추진, 9300억 공익채권 해결 등 과제 산적
▲ 사진=홈플러스 가양점 [제공/연합뉴스]

 

파산 수순을 밟으며 벼랑 끝에 몰렸던 홈플러스가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확보하며 극적으로 기사회생했다.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9,000억원대에 달하는 공익채권 해결과 불투명한 매각(M&A) 전망 등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가시밭길이 예고된다.

17일 금융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은 전날(16일)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에 대한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지원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당초 홈플러스의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는 1,000억원의 DIP 대출금을 에스크로에 예치한 점을 강조하며, 나머지 1,000억원은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MBK 측은 추가 자금 투입에 난색을 보이며 양측의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졌다.

자칫 무산될 뻔했던 자금 지원은 전날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2000억원 전액에 대해 보증을 서기로 하면서 극적 타결을 이뤘다.

이번 합의 이면에는 정치권의 전방위적 압박과 대량 실직을 우려한 노동조합의 절박한 호소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9일 양측을 불러 회생 방안 마련을 촉구했고, 오는 27일에는 정무위원회 청문회까지 예고한 상태였다.

마트노조 역시 MBK 본사 연좌농성과 메리츠 측과의 면담을 통해 조속한 자금 투입을 요구해 왔다.

자금줄을 쥔 홈플러스는 오는 20일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불복해 즉시항고를 진행, 회생절차 재개를 추진한다.

법원이 이를 수용해 폐지 결정을 취소할 경우, 회생 절차 기한은 9월 4일까지 추가로 연장된다.

법원이 항고를 기각할 경우 곧바로 파산 절차에 돌입할 위험도 일부 남아있다.
 

▲ 사진=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제공/연합뉴스]

홈플러스는 수혈받은 2,000억원을 마중물 삼아 납품업체와의 신뢰를 회복하고, 텅 빈 매대를 채워 핵심 점포 위주로 조속한 흑자 전환을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확보한 2,000억원은 회생 절차를 밟기 위한 최소한의 자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재 홈플러스의 공익채권 규모는 약 9,300억원에 달하며, 이 중 상당수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 발생한 협력업체 납품 대금이다.

지원금의 상당 부분이 공익채권 변제에 투입될 수밖에 없어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종 관문인 매각(M&A)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MBK는 대형마트 등 잔존 사업 부문의 영업을 정상화한 뒤 M&A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대형마트 업황 자체가 침체기인 데다, 조 단위의 막대한 자금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할 원매자를 찾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앞서 시도했던 매각 작업 역시 시장의 냉담한 반응 속에 무산된 바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이번 2,000억원의 DIP 지원을 활용해 핵심 점포 위주로 영업을 빠르게 정상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이후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순차적인 M&A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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