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경제만평] 미국-이란 종전 MOU…'걸프 자금' 활용한 우회 지원 카드 꺼내나?

만평 / 장형익 기자 / 2026-05-31 09:41:25
▲ 데일리-경제만평=미국-이란 종전 MOU…'걸프 자금' 활용한 우회 지원 카드 꺼내나? @데일리매거진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을 위한 막바지 협상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우회적인 경제 지원 방안을 통해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걸프 및 아랍권 국가들을 대상으로 이란 전후 재건을 위한 자금 지원을 비공식적으로 타진했다.

핵심은 미국이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형태를 지양하고, 중동 주변국의 자본을 활용해 이란에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우회 지원’ 전략이다.

현재 논의 중인 방안은 걸프국들이 주도하는 3천억 달러(약 449조 원) 규모의 투자 펀드 조성이다.

이는 이란이 종전 합의의 전제 조건으로 강력히 요구해온 ‘전쟁 배상금’ 문제를 미국이 직접 부담하지 않으면서도, 이란의 경제 재건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절충안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미국이 이란에 직접 현금을 전달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합의에는 서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적 우회 지원과 더불어, 카타르에 동결된 이란 자금의 일부를 해제하는 인도주의적 방식도 병행 논의되고 있다.

이 자금은 의약품 및 필수 산업 원자재 등 인도주의적·경제적 목적에 한정해 사용될 수 있도록 제한하며, 카타르가 중간 통로 역할을 수행하는 구상이다.

이는 JD 밴스 부통령이 앞서 밝힌 “핵무기 포기 시 이란의 번영을 보장하겠다”는 미국의 기조와 맥을 같이 한다.

단순한 봉쇄 전략에서 벗어나, 이란의 체제 안정과 경제 회복을 담보로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협상은 막바지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당국자에 따르면 지난 27일 이란 측이 최신 MOU 초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전달하며 협상 진전의 신호가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검토 과정을 거치며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종 타결까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

양국 지도부 모두 자국 내 강경파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있어, MOU 서명 전 내부 설득 작업이 필수적이다.

특히 이란의 핵무기 개발 능력 제거와 같은 핵심적이고 민감한 사안들은 MOU 체결 이후 별도의 추가 협상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 이번 합의가 근본적인 갈등 해소보다는 ‘갈등 관리’의 시작점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협상에 참여한 한 외교 소식통은 “현재 모든 당사자가 동일한 초안을 기준으로 논의하고 있는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미국과 이란이 상호 신뢰를 담보로 한 최종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 중동 정세의 분수령이 될 이번 협상의 귀추가 주목된다.

▲일러스트=김진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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