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저녁 8시. 맞벌이를 하는 양모(여·37)씨는 자녀들에게 줄 우유를 사려고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를 찾았다. 그런데 대형마트의 식품매장 어디를 둘러봐도 우유는 보이지 않았다.
최씨는 계산대로 달려가 "우유를 충분히 갖다놓지 않았느냐"며 따졌고, 마트 직원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럴리가요"하며 달려가 찾아 보았지만 역시 없었다.
왠만한 물건은 다 갖다놓았다는 대형마트에 우유가 떨어지는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분명히 아침에 진열됐던 우유가 모두 사라진 이유가 무엇일까.
22일 유통업계와 낙농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이번주 들어 우유 공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이상 떨어졌다.
무더운 날씨로 불쾌지수가 높아진 영향에 젖소 농장의 집유량이 줄어 일선 유통시장에 공급되는 우유 공급 물량이 현격히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해말부터 올해 4월까지 발생했던 구제역 여파와 여름철 비수기 등으로 젖소 원유생산량이 감소했다.
당시 전국을 휩쓸었던 구제역 여파로 소 15만여마리가 살처분됐다. 이중 젖소는 약 3만6000마리가 매물처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여름철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아이스 커피류에 우유가 많이 들어가는 것도 우유 부족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국 초등학교가 개학하는 9월이 되면 흰우유 부족현상은 더욱 심화돼 전국적으로 '우유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는 실정이다.
마트 측은 올 초 구제역 여파로 우유 공급량이 10% 폭으로 줄었다 지난 달 안정세를 되찾았지만 날씨 영향이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 같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구제역 여파가 가라앉으면서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공급량 감소폭이 7%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최근 우유 공급이 다시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10월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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