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공정위 '김범석 동일인 지정' 불복 행정소송 제기…"사익편취 우려 없다" 정면 반박

기업일반 / 정민수 기자 / 2026-05-12 10:38:45
-서울고법에 지정 취소 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
-'총수 부재' 예외 요건 해석 두고 법적 공방 예고
▲ 사진=쿠팡 본사 [제공/연합뉴스]

 

쿠팡이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공시대상기업집단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에 불복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 2021년 대기업집단 지정 이후 3년 만에 발생한 동일인 변경 결정을 두고, 기업의 자율성과 공정거래법상 규제 형평성 사이의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된다.

11일 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8일 서울고등법원에 공정위를 상대로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 등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이튿날인 9일에는 해당 처분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중단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연달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소송은 지난달 29일 공정위가 그간 법인(쿠팡 주식회사)으로 지정되어 있던 쿠팡의 동일인을 자연인인 김범석 의장으로 변경 지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공정위는 쿠팡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한 2021년 이후 줄곧 김 의장이 미국 국적자라는 점과 국내 계열사에 대한 지분 보유 관계 등을 고려해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 왔다.

하지만 올해 공정위는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씨가 쿠팡 경영에 사실상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핵심 변수로 꼽았다.

공정거래법 시행령상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 요건’에 따르면, 총수 일가의 경영 참여나 사익편취 우려가 없어야 한다.

공정위는 친족의 경영 참여가 확인된 만큼, 더 이상 쿠팡이 예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특정했다.
 

▲ 사진=김범석 쿠팡Inc 의장 [제공/연합뉴스]

쿠팡 측은 공정위의 이번 처분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앞선 공식 입장을 통해 “김 의장과 그 친족은 한국 내 계열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국내법상 규제 대상이 되는 사익편취나 부당 지원의 우려가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즉, 경영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경제적 이익을 편취할 수 있는 지배구조 자체가 형성되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친족의 근무 사실만으로 동일인 지정을 강제하는 것은 과잉 규제라는 취지다.

이번 소송은 향후 외국계 자본이 대거 투입된 국내 기업들의 동일인 지정 기준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김 의장이 미국 국적자임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지게 될지, 아니면 법원이 쿠팡의 특수한 지배구조와 실질적 위험도를 고려해 기업의 손을 들어줄지가 관건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지정은 기업집단의 범위와 규제 대상을 확정하는 핵심적인 절차”라며, “사실상 경영권 행사 여부와 지분을 통한 사익편취 가능성 사이에서 법원이 어떤 가치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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