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먹은 학생들…전국 학교 급식 실태 '엉망진창'

인사·동정 / 최여정 / 2016-08-23 14:32:37
식재료 안전관리 위반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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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타파


[데일리매거진=최여정 기자] 비위생적인 지하수로 다듬은 '곰팡이 감자'가 유기농 감자로 탈바꿈해 아이들이 먹는 학교 급식에 들어가는 등 전국 학교 급식의 위생상태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합동점검단은 지난 4월부터 학교급식 식재료의 생산, 가공, 유통을 비롯한 학교 내부의 급식관리 전 과정을 종합점검한 결과 총 677건의 비리와 법령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경기 하남의 한 업체는 2014~2016년에 수질검사를 받지 않은 지하수로 식재료를 세척하거나 작업대도 없이 창고 바닥에서 농산물 박피 작업을 하다 식재료 안전관리 위반으로 적발됐다.


이 업체는 또 곰팡이가 핀 감자를 비위생적인 지하수로 세척하고 껍질을 벗겨낸 뒤 친환경 감자와 섞어 유기농감자와 무농약감자로 둔갑시켜 납품했다. 이렇게 수도권 초·중·고등학교에 공급된 감자는 3200㎏으로 836만원에 이른다.


이 업체는 장티푸스·결핵·피부질환 등 감염병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외국인 근로자 12명을 고용했고, 작업대가 아닌 바닥에서 농산물 박피 작업을 하고 있었다.


또 식재료 유통 업체들은 학교에 식재료를 납품하기 위해 보관 창고와 운반 차량 등에 대한 허위 소독증명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학교급식을 납품하는 천안의 ‘B 축산’은 유통기한이 한 달이나 지난 무항생제 냉장 한우와 유통기한이 무려 156일이 지난 냉동 한우 꼬리를 판매목적으로 보관해 오다가 꼬리가 잡혔다. ‘C 축협’은 작업 편의를 위해 냉동육을 해동시켜 냉장육으로 재포장해 판매하는 방법으로 최근 2년간 서울지역 156개 학교에 49억 원어치를 납품했다가 적발됐다.


정부는 이러한 급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급식 전용 사이트'를 만들어 학교별 급식 만족도, 위생 점검 결과, 급식 전반 운영실태 등을 공개할 방침이다. 더불어 '입찰비리 관제 시스템'을 구축해 입찰담합 등을 감시하고, 비리의심 정보를 유관기관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9월부터 '전국 학부모 급식 모니터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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